희대의 SF 소설


오늘 페북에 누군가 '천국에 다녀온 사람이 그러는데 자살하면 지옥 간다더라.' 라는 말을 하는 것을 보고 기가 막혀 글을 쓴다.


이 세상에 확실하게 단정지을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. 하물며 신앙의 영역은 더욱 그렇다. 하지만 적어도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면 현존하는 천국/지옥 방문 및 귀환 간증은 모두 거짓이라는 것이다.


성경에도 쓰여 있고, 모두가 알고 있듯, 하나님은 우리의 '시간'과 '공간'을 초월하여 존재하시는 분이다. 그러므로 그 분이 계신 천국은 최소 5차원 (공간 3차 + 시간 1차 + 알파) 시공간 이상의 차원에 - 하지만 어디 먼 곳이 아니라 지금 우리와 함께 - 존재하고 있으며, 그렇다면 천국에 다녀왔다 주장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수정바다는 3차원의 보석과 같은 입체형상을 가지고 있지 않고, 어떤 것이 이쪽 좌표에서 저쪽 좌표로 이동할 때 시간이 걸리지 않으므로 젖과 꿀은 – 그런 것이 있다면 - 흐르지 않고 모든 곳에 동시에 존재한다. 간단히 말해 ‘천국은 환상이나 비유가 아닌 이상 우리가 직접 볼 수도, 묘사할 수도 없다.’ 는 거다. 항상 ‘현재’만 존재하는 세상을 어떻게 며칠 간(?) 둘러보고 올 수 있다는 말인가?


우리가 시공간을 초월하는 하나님을 믿는 신앙인이라면, 누군가 천국이나 지옥엘 다녀왔다면서 '지옥에 가서 봤더니 자살한 사람들이 불에 타고 있더라' 따위의 말을 할 때 아멘 화답 대신 심리전문가와의 상담을 주선해주는 판단력과 친절함을 갖추어야 한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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초기기독교 신앙에 따르면 '천국'은 우리가 우주 어딘가로 날아가 도착하는 공간이 아니라, 예수님의 부활과 함께 이미 이 땅을 비집고 들어오기 시작한 '하나님 나라'라는 개념으로 보는 것이 맞다. 그리고 어느 순간 그 나라는 우리가 상상도 하지 못한 모습(차원)으로 이 땅을 변화시킬 예정이다. 이렇게 천국신앙은 우리가 하루하루 이 땅에 주님 나라를 확장하는 일에 힘써야 한다는 기본 교리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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최신 물리학 이론에 따르면 3차원의 공간 속에 추가적인 6차원 공간이 원자보다도 작게 '말려들어가' 존재한다고 하는데, 그 대목을 읽다 보니 문득 '천국은 이미 네 안에서 시작되었다.'는 말씀이 새삼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더라. 어쨌든 밝혀진 대로라면 최소 10차원(아까 9차원에 시간 포함)을 주관하시는 그 분 앞에서 함부로 그 분이 말씀하신 이외의 것에 대해 논하지 말자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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